FDPO · 2026
Forward Deployed Product Owner
우리가 찾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
Part 01
디지털 전환이란 착각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먹어 치운다고 했지만, 오프라인 지식 산업의 현장은 예외였습니다. 병원, 법무법인, 다지점 프랜차이즈, 세무 회계 — 복잡하고 치열한 이 공간들에서 소프트웨어는 짐이었습니다.
지금까지의 CRM은 금요일 퇴근 전에 밀린 숙제처럼 채워 넣는 빈 껍데기 데이터베이스였습니다. 홈페이지, 예약 시스템, 고객 응대 채널, 마케팅 도구는 단절되어 있었고, 실무자들은 그 사이를 오가며 복사하고 붙여넣고 확인하는 일에 지쳐갔습니다.
데이터는 낡아갔고, 소프트웨어는 분절되었습니다. 우리는 주어진 툴에 업무 방식을 끼워 맞추며 그것을 '디지털 전환'이라 불러왔습니다.
Part 02
AI + CRM = 운영 체제
AI가 그림을 바꿨습니다. CRM은 기록하는 장부에서 비즈니스를 움직이는 운영 체제가 됐습니다.
레이니(Laney)는 한국의 병원을 AI로 운영하는 플랫폼입니다. 쪼개져 있던 네 개의 도구를 하나의 데이터 구조 위에 얹어 단일 진실 공급원으로 묶었습니다. 시술 정보 하나를 수정하면 홈페이지, AI 상담, 알림 메시지가 동시에 갱신됩니다. 데이터가 정규화될수록 자동화는 정밀해지고, 병원은 더 많은 권한을 AI에게 위임합니다.
병원은 시작일 뿐입니다. 의료기기 유통, 병원 재무·회계, 프랜차이즈 본사 운영, 법무와 세무 — 현장의 간판만 다를 뿐 데이터를 나누고 관계를 잇고 이벤트로 반응시키는 설계 원칙은 같습니다. 레이니는 운영이 복잡한 지식 산업을 하나의 AI와 데이터 모델 위에서 연결합니다.
이 확장을 누구의 손으로, 어떻게 해낼 것인가. 이것이 우리가 찾는 FDPO(Forward Deployed Product Owner)입니다.
Part 03
고객 곁에서 제품을 캐내는 사람
실리콘밸리에는 FDE(Forward Deployed Engineer)라는 자리가 있습니다. 고객사에 상주하며 제품의 라스트 마일을 직접 코드로 메우는 사람들입니다. First Round는 이들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초기 창업자가 고객에게 '무엇이 필요하세요?' 묻고 다음 날 답을 가져다 주던 루프를, 회사 규모에서 다시 살리는 자리."
레이니의 FDPO는 이 원형을 계승하되 한 걸음 더 갑니다.
우리 고객은 엔터프라이즈가 아닙니다. 도입과 갱신을 결정하는 원장님, 매일 시스템을 쓰는 실장님이 한 공간에 있습니다. 전통적인 FDE처럼 기술 도입에만 머물거나 세일즈를 분리하면 안 됩니다. FDPO는 FDE의 밀착력, PO의 제품 감각, 세일즈의 종결력을 한 몸에 지녀야 합니다.
에이전틱 AI 시대이기에 이 넓은 역할이 1인에게 가능해졌습니다. FDPO는 정해진 백로그를 쳐내는 부품이 아닙니다. 본인이 맡은 고객 풀을 하나의 작은 회사처럼 운영하는 창업자입니다.
- Sales: 첫 통화부터 데모, 협상, 계약 종결까지 직접 끌고 갑니다. 고객이 어느 지점에서 지갑을 여는지 생생하게 보아야 다음 제품의 핵심을 구상할 수 있습니다.
- Account Management: CS 티켓을 닫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운영 동선을 레이니 중심으로 옮겨놓습니다.
- Product & R&D: 고객의 반복되는 고통에서 가설을 발굴하고, 직접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배포합니다. 이 가설이 검증되면 당신이 만든 기능은 회사 전체의 로드맵이자 공통 자산이 됩니다.
Part 04
"오늘 듣고, 내일 보여준다"
이것이 FDPO의 단위 시간입니다. 분기 단위의 무거운 로드맵이나 주 단위의 스프린트는 우리의 리듬이 아닙니다. 과거라면 불가능했을 속도는 도구가 바뀌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당신의 뒤에는 디자인, 엔지니어링, 기획을 혼자서 빠르게 굴리게 해주는 에이전틱 인프라가 있습니다.
- Agentic Workflow: Claude Code로 즉시 코드를 작성하고, 리서치 에이전트가 고객사 웹사이트를 분석해 데이터 구조 후보를 뽑아냅니다.
- Shared Ontology & Design System: 바닥부터 만들지 않습니다. 정제된 UI 컴포넌트와 확장 가능한 엔티티 스키마 위에서 조립합니다.
- Asset Sharing: 당신이 새로운 수직 시장을 위해 만든 스키마와 워크플로우는 전사의 자산이 됩니다. 한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을 넘어, 다음 FDPO들이 쓸 무기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시간의 40%는 고객 옆자리에서 씁니다. 안부 전화나 명함 교환은 하지 않습니다. 고객 대면 시간은 현장에서 설정값을 확정해 대시보드에 즉시 반영하거나, 운영 동선을 재설계하거나, 새 시장을 위한 인터뷰로 엔티티 스키마 초안을 뽑아내는 등 결과물로 이어져야 합니다.
나머지 60%는 만드는 데 씁니다. 현장에서 수집한 날것의 신호를 코드, UI, 워크플로우, 세일즈 덱으로 변환합니다. 말만 하는 사람도, 골방에서 제품만 만드는 사람도 이 자리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Part 05
다음 장을 같이 쓸 사람
FDPO의 성공은 두 가지 지표로 측정됩니다. 담당 고객이 우리 시스템을 얼마나 깊게 쓰는가, 그리고 당신이 발굴한 가설이 회사의 공식 로드맵과 새 수직 시장으로 얼마나 승격되었는가.
이 일을 함께할 사람은 다음 다섯 가지를 갖춰야 합니다.
- Hands-on 경력: PO, 엔지니어, 디자이너 중 어느 포지션이든 제품을 끝까지 본인 손으로 만들어 본 사람. 코드, 디자인, 세일즈 중 최소 한 가지를 스스로 마감해 본 경험.
- 본투비 빌더: 무언가를 만들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사람. Claude Code 창이 항상 열려 있는 게 기본값인 사람.
- "Eat Pain"의 각오: 정답이 없는 도메인, 까다로운 고객과의 텐션을 피하지 않고 성장과 제품의 재료로 받아들이는 사람.
- 세일즈 종결력: 낯선 결정권자에게 가격을 협상하고 계약서에 사인을 받아내는 과정을 '제품 리서치의 가장 진실한 형태'로 받아들이는 사람.
- 제품 감각: 수십 개의 불만을 듣고 그것이 단순한 버그인지, 새로운 엔티티 타입인지, 새로운 산업으로의 확장인지 분해해 내는 사람.
정해진 백로그를 수동적으로 실행하는 게 편하거나, 세일즈와 제품의 경계를 뚜렷하게 긋고 싶은 분이라면 이 역할은 맞지 않습니다.
우리는 지시를 내릴 사람을 찾지 않습니다. 레이니의 다음 로드맵을 현장에서 발견하고 증명해 낼 동료를 찾습니다. 에이전트 시대, 당신의 제품적 상상력과 실행력을 제한할 병목은 없습니다.
이 부름에 가슴이 뛴다면, 지금 합류하십시오.
주식회사 플라스크 대표
이준호

지원하기
- Q1. 지금까지 본인이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밀어낸 제품/기능 한 가지를 5문단 이내로 적어주세요.
- Q2. 레이니가 병원 바깥의 어떤 산업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한 페이지 메모로 가설을 적어주세요. (정답은 없습니다. 사고의 해상도를 봅니다.)
- 보내실 곳: junho@plask.ai